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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의 하루

by 루루얍 2024.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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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후기

보통 캐디의 하루는 골프장의 티업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오전 첫 팀으로 일하는 캐디는 11시 30분쯤 일과가 끝나고 오후 막 팀으로 일하는 캐디는 여름엔 19시, 겨울엔 17시쯤 종료함.

 

캐디 후기
드라마 <서른,아홉> 손예진


티업시간은 여름엔 6:30 ~14:30 / 겨울엔 6:50 ~ 12:30 인데 저 사이에 블랭크 시간(10시 ~ 12시)을 제외하고는 5~8분 간격으로 팀이 쭉 들어가 있음. 그리고 그 블랭크가 1부와 2부를 나누는 기준이 됨.

캐디 후기

 
그럼 지금부터 2부 첫 팀 기준으로 나의 일과를 써보겠음.
 

캐디 후기


am 8:00
기상 시간, 눈 뜨자마자 물 마시고 헬스장 ㄱㄱ
공복 인터벌을 죽어라 달림
캐디는 체력이 생명이쟈나 ^.~
 
am 9:00
샤워하고 출근 준비함. 대신 화장은 X
회사 가서 할 예정, 썬크림만 투척..!
 
am 10:00
회사 출발, 보통 캐디들은 기숙사 생활을 많이 하는데
나는 집에서 자차로 출퇴근함.
 
am 10:30
회사 도착, 썬크림 2차 투척 및 풀파워메이크업★
유니폼으로 싹 갈아입고 사내 식당 가서 밥 먹음. 열라 먹음.
 
am 11:30
경기실 도착, 경기실은 캐디들한테 팀을 배치해주는 곳임.
보통 내가 일할 시간 대비 1시간전에 도착하면
커피 마시고 양치 하고 모자 쓰며 놀다가기 딱 좋음.
 
am 11:40
노는 도중에 서서히 팀들이 뜨기 시작.
제에발 좋은 팀 나가게 해주세요.
 
pm 11:50
보통 4~50분 전에 팀을 받음.
그리고 현관에선 이동식 카트로 골프백이 내려오는데
난 우리 손님들 백만 찾아서 쏙쏙 내 카트에 실음.
여기서 한 가지, 대부분의 한국 골프장은 1캐디 4백을 지향함.
벗뜨 운 좋은 날은 1캐디 3백 심지어 1캐디 2백이 오기도 하는데
그런 날은 이렇게 일해도 되나 싶을정도로 편한것이 솔찍헌 캐디의 심정
 
pm 12:00
자 이제부턴 백을 하나씩 열어서 채체크를 해줘야 함.
이걸 안하면 나중에 채, 커버 분실이 생길 경우 문제가 됨.
나는 채체크 1차로 하고 2차로 사진까지 찍어둠.
딴데서 잃어버리고 나한테 덤탱이 씌울까봐 낄끼루
 
pm 12:10
드디어 코스로 내려감.
이 때 1부 마지막팀 캐디가 내 눈에 보이면 안됨.
그럼 진행이 몹시 느린거..^^
내가 집에갈 시간도 늦으즈는그...
 
pm 12:20
손님들이 슬슬 내려옴.
우리 고객인지 확인하고 스트레칭 시킴.
안 한다 버티면 다쳤을 때 책임 안 진다 엄포 놓음.
그럼 잘 따라함.
 
pm 12:25
첫 홀 첫 티샷 ㄱㄱ
(이 때 OB나면 캐디나 손님이나 기분이 구려짐.)
 
pm 12:30
드뎌 출발. 이제부터 나는 1부 마지막팀을 쫓아가야함.
근데 걔넨 나한테 잡히면 안 됨^^....
1부 막팀이 2부 첫팀한테 잡힌다 = 진행 노답
 
pm 12:30 ~ 14:00
하지만 2부 첫팀이 을매나 빠르게요?
페어웨이가 텅 비었으니 첫 팀은 폭주해서 달림.
점점 1부 막팀과 간격이 좁혀짐.
근데 첫 팀이면서 손님이 느리다?? 진행이 안된다??
이러면 경기실에서 가만 안 둠. 당장 출동해서 빨리 가라고 (공손하게) 얘기함.
말 안 통하면 다음 홀 넘어갈 때까지 옆에서 계속 쳐다보고 있음.
첫 팀이 1분 늦으면 그 다음 팀은 2분, 3분..결국 2부 막팀은 40분 정도를 늦게 마침.
이 와중에 경기실은 1부 막팀이 나한테 잡힐 것 같으면 또 그들에게 가서 재촉을 시전함.
결국 우린 만날 수 없는 운명의 데스티니임.
 
pm 14:10
전반 종료, 그늘집에 간 손님들의 본격 먹방타임.
나도 휴게실 가서 화장 고치고 쉼.
이 때 손님들이 맛있는 걸 사주기도 함.
 
pm 14:30
자 이제 후반만 돌면 나는 집에 감.
지금 내 앞엔 2부 막팀이 있음.
나는 이 팀을 눈 앞에서 놓치지 않고 계속 따라가야 함.
 
pm 15:00
근데 앞에서 욘나릐 안 간다 이거예요.
러시아워 돋음.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는 베이리
 
pm 15:20
계속 밀림.
13홀까지 꾸역꾸역 기어감 (엉엉)
 
pm 15:40
제발 가라 좀.
 
pm 15:50
문제는 지금부터임.
후반 1시간 20분이 경과하면 갑자기 진행이 빨라짐 (딥빡)
 

캐디 후기


pm 15:00
그럴 줄 알았음. 다음 홀 도착하니 앞팀이 안 보임.
갑자기 날으는 팀이 있는데 그게 꼭 내 앞팀인 이유는...?!
 
pm 16:10
나는 우리 팀 재촉하고 난리 남. 캐디가 달리니까 손님이 같이 달림.
 
pm 16:20
다들 긴박하게 카트 탑승해서 다음 홀로 광속 이동함.
물론 막판에 이런 스피드를 올리려면 미리 손님과의 관계를 잘 쌓아야함.
거리, 라이같은 테크닉도 좋아야하고 으즈므니 상냥해야함 ☞♥
 
pm 16:30
4시간 쎄이브!
보통 4시간 20분이 정석인데 첫 팀은 4시간을 끊어줘야
뒷팀들이 안 밀리고 올 수 있음.
마지막으로 손님들과 악수하며 다음을 기약함.
보통 이 때 오버피(팁)를 많이 받음.
 
pm 17:30
샤워하고 퇴근하는 길.
넘나 상쾌하쟈나 ٩(ˊᗜˋ*)و
대신 차 안에서 대충 뭐라도 먹음. 왜냐하면
 
pm 18:30
골프연습장에 가기 때문이죠.
내가 골프를 잘 치면 일하기가 아주아주 수월해짐.
캐디가 골프를 잘 친다 = 캐디 말을 들으면 스코어가 좋아진다
즉 예민한 까탈쟁이들이 와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함.
 
pm 20:00
8시엔 중국어 수업이 힘있게 쫙 나와줘야함.
나는 외국어가능 캐디라 공부 안하면 당장 내가 받는 돈이 달라짐
캐디하면서 제일 잘한 거 2가지가 골프 배운거, 중국어 배운거인듯.
 
pm 22:00
드디어 집에 도착!
오늘 배운 중국어 바로 복습함.
 
~즐거운 자유시간~
이제부턴 새벽2시까지 뭘 하든 내 맘대로 놈.
주로 반신욕하면서 책 읽고 맥주 들이키면서 한드방 복습함.
브라보 마이라이프다 이거예요
 
 
 

캐디 후기


글 적은 김에 캐디의 장단점도 같이 적어보겠음.
 
장점
1. 시간이 자유로움
: 만약 일찍 일을 하고 집에 가는 날엔 퇴근 시간이 12시임.
남들 점심 먹을 때 나는 그 날 회사 생활이 끝나는 거.
그 땐 주로 쇼핑하고 놀거나 급한 일 처리함.
그리고 남들보다 일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자기개발 할 여유가 생기는 듯.
 
2. 휴가가 넉넉함
: 올 여름에도 즐겁게 여행 다녀옴.
해외라 3주 정도 쉬었는데 무리 없었음.
무리는 나의 통장만이 겪었을 뿐..
그리고 주말에도 눈치 안 보고 쉴 수 있음.
일반 사무직 다닐 때 격주로 주말 출근하던 걸 치떨리게 싫어했던 나...ㅠㅠ
 
3. 비 올 때 일 안 함
: 이건 골프장마다 많이 다른데 우린 비가 오면 대부분 휴장이라
그 날 밖에 안 나가고 집에서 놀 수 있음.
대신 단점도 됨. 돈 벌고 싶은 날도 있는데 강제로 노니까^_ㅠ
 
4. 시간 대비 고수익
: 일하는 시간이 최대 4시간 40분을 안 넘김.
준비 시간+출퇴근 시간 다 합쳐도 7시간정도 될 듯. 그 시간 대비 12만원+@ / 해외손님들은 15만원+@라서 경제적 부담이 적은 편.
 
5. 진입 장벽 낮음
: 스펙이 고졸 이상만 되면 대부분 가능.
캐디는 눈이 좋아야 한다는 말도 있던데... 나는 고도근시.
옛날이야 억지로 렌즈 끼고 했다던데 요샌 고글 끼고 해서 눈 상할 일 없는듯.
 
6. 여초 사회
: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일단 장점부터 적자면
육아휴직, 임신휴가에 있어서 아주 관대함.
워킹맘도 많고 경조사비도 빵빵하게 잘 나옴.
단, 캐디자치회가 잘 형성된 곳에 가야 이런 복지가 좋음.
퍼블릭 골프장이나 사장이 이상하면 답없음.
 
 
 
단점
1. 여초 사회
: 일반 사무직이나 회사보다 군기가 훨씬 쎔.
선후배간의 구분이 확실함.
그리고 여초 특유의 언니들한테 적응해야 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런 눈치(?)가 없으면 회사 생활이 고달파짐.
 
2. 신입 시절
: 모든 신입들이 그렇겠지만 캐디는 유난히 신입시절이 혹독함.
선배들 등살에 밀리는 것도 힘든데 손님들이 무시를 자주 함.
1년차까진 많이들 울고 그만둠.
 
3. 야외에서 일함
: 봄에 황사오는 시즌에 너무 힘듬.
난 다행히 고글 세대라 눈병까진 안 걸리는데 오래된 캐디들은
안경도 못 끼고 렌즈로 일하느라 시력이 많이 안 좋아짐.
그리고 5월부터 10월까지 태양과의 싸움이 시작됨.
골프장 볕은 도심속이랑 천지 차이임.
근데 오히려 캐디하면서 안 타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만큼 자외선 차단제에 대해 알게되고 꼼꼼하게 관리해서 그런듯.
 
4. 어쨌든 서비스직
: 어찌되었든 캐디도 서비스직이고 진상들이 없을 순 없음.
공을 아주 못 친다거나 캐디한테 화풀이를 한다거나..
그걸 감내하고 친절해야 하니 캐디도 감정노동자들 중 하나고
날씨까지 더우면 배로 힘들어짐.
다만 그래도 골프장에 오려면 매너를 갖추고 오는 경우가 많고
특히 회원제일 경우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함부로 입에 오르내릴만한 행동을 안함.
 
5. 사회적 인식
: 사실 아직도 사회적으론 인식이 구린게 사실임..(슬픔)
성희롱이 많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요샌 그랬다간 경찰 오고 뉴스에 나는게 현실이라
일할 때 한 번도 그런 쪽으로 당해본 경험은 없음.
저변에 깔린 보편적 인식이 참 안 바뀌는구나를 통감할 뿐.

 

출처 : 커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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