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그리고
1. 줄거리
이 이야기는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해파리 공주> 작품으로 유명한 만화가 히가시무라 아키코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본명은 하야시 아키코. 하야시의 꿈은 인기 순정만화가가 되는 것이며 꿈에 한껏 부풀어있죠. 자신의 그림 실력에 자신만만합니다.
그러다 같이 미대 진학을 희망하는 친구 후타미를 따라 어떤 특이한 화실에 가게 돼요. 이 화실엔 입시생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도 오고 할아버지도 오는 등, 모두가 저마다의 그림을 그려요.
그리고 가장 특이한 건 이 화실의 히다카 켄조 선생님.
그는 29세에 늦게 미술을 시작해 미대는 못 나왔지만 학생들의 대학 입시에 열의를 불태우죠. 그림 못 그리거나 농땡이 피우는 학생들을 죽도로 때리며 ㅋㅋ 스파르타로 그림을 가르칩니다. 자기가 제일 잘 그리는줄 알았던 하야시도 히다카 선생님한테 팩폭당하며 많이 깨져요.
게다가 명색이 입시미술을 가르치는데도 화실 비용이 한달에 5천엔 밖에 안 하죠. 저도 입시미술에 살짝 발만 담궈본 적이 있는데, 웬만한 입시미술학원은 한 달에 30~60만원은 하거든요.
그런데 한국돈으로 5만원 정도밖에 안 하는 돈을 받으며 아이들의 입시를 특훈까지 해가며 가르치다니.. ㄹㅇ무료봉사수준..; 히다카 센세는 참 스승이십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야시는 이런 선생님을 처음 봐서 적응이 안되니 탈주를 맘 먹습니다.
'대학도 안 나온 선생님한테 뭘 배워?
그리고 이상해..그림은 즐겁게 그려야하는 곳인데 왜 이리 죽도로 때려가며 가르치고
같은 그림만 계속 그리라하는거지? 딴 데를 가야겠다.'
학원을 그만두려고 배가 아프단 핑계를 대고, 엄마가 데리러 왔다고 집으로 가려하죠.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가는데 뒤에서 전속력으로 히다카 선생님이 달려옵니다. 어머니께 전화 받았다고, 어머니가 못 오신다던데 왜 거짓말했냐고 합니다.
하야시의 집에서 학원으로 오가는 길은 거리가 꽤 먼 길로 배가 아픈 하야시가 혼자 걸어가야할 게 걱정되서 달려온 거였죠. 히다카 선생님은 하야시에게 업히라고 말하며 집까지 데려다줍니다.
그의 스파르타 방식도 정말 그림을 사랑해서 그런거란 걸 알게된 하야시. 히다카 선생님은 그림 실력도 대학만 안 나왔을뿐 대단했어요. 점점 학생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하고 있고요.
날라리인데 미술에 관심 생겨 하야시를 따라 화실에 들어오게된 날라리 이마다 등 ㅋㅋ 화실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도 재밌어요 ㅋㅋ
그리고 결국 하야시는 현역으로 가나자와미술공예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히다카 선생님은 하야시를 잊지 않고 격려해주며 그림을 계속 그리라고 말해주죠.
하지만 하야시에게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더이상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고 뭘 그려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좋아하는 만화를 그리는 것도 아니고.. 하야시는 그림 따윈 팽개치고 그저 대학 동기들과 술만 마시며 게으른 생활을 보내게 됩니다.
그럴때마다 걸려오는 히다카 선생님의 전화. 하야시는 히다카 선생님의 전화가 부담스러워요. 하야시의 마음도 사실 복잡했던 거죠. 그때 당시엔 만화가란 직업이 지금처럼 인정받던 때가 아니라, 한평생 그림만 그려오신 히다카 선생님이 내가 유화가 아닌 만화를 그리고싶다하면 뭐라 생각하실까? 걱정하며 끙끙 앓습니다.
하야시는 결국 미대 졸업 후 얼마간 백수로 있다 콜센터 회사에 취직, 무려 2년 반이나 회사에 다니며 도전한 끝에 만화가 데뷔란 꿈을 이룹니다.
히가시무라 아키코 선생님은 회사란 곳과 전혀 인연이 없어보이는데 ㅎㅎ 2년 이상이나 회사를 다니셨단 얘기에 뭔가 친근감이 들며 신기했습니다.
아무튼 데뷔를 계기로 결국 히다카 선생님께 만화가가 되었다고 고백하고 히다카 선생님은 의외로 뭐라 하지도, 실망하지도 않으며 계속 만화로 돈을 벌되 그림을 그리라고 하죠. 자기랑 같이 이인전(전시회)도 열자면서. 히다카는 점점 히다카 선생님이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어쩐지 그의 카리스마에 눌려 끌려다니는 느낌이죠. 그래서 결국 일도 더 효율적으로 할겸 고향 미야자키에서 오사카로,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사를 가게 돼요.
도쿄의 생활에도 적응해 만화가 친구랑 놀러다니고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 등 하야시는 꿈같은 도시 라이프를 보내게 됩니다.
그러다 새벽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과연 무슨 전화였을까요?
2. 결말
그 전화는 바로 히다카 선생님이 건 전화로, 자신이 폐암 말기라 남은 생이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단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하야시에게 부탁해요. 아직 남아있는 입시생들이 많으니 이 애들을 좀 봐달라고요.
하야시는 마침 만화잡지에서 자리를 잘 잡아가던 시기였고 무려 100페이지의 연재를 준비하던 중이었죠.
일단 하야시는 비행기를 타고 미야자키로 내려갑니다. 의외로 히다카 선생님은 평소와 다름없어 보여 한시름 놓았고, 다른 문하생들과 함께 하야시 선생님의 작품들을 옮기고 그의 도예 작품도 몇 점 받아옵니다. (사라고 강매하심 ㅋㅋ)
하야시는 히다카 선생님에 대한 애틋함과 울컥함도 잊고(처음엔 선생님의 의지를 이어 화실을 이어받겠다 생각함) 만화가로 성공하고 싶어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100페이지의 연재를 해내죠.
그렇게 바쁘게 살다가 결국 히다카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단 소식을 듣습니다. 장례식장도 조문객들을 받느라 정신없어 울 틈이 없었어요. 현실감도 안 들었고요.
그러다 문하생들끼리 일을 마치고 술잔을 기울이는 자리에서, 타마미대생이 된 이마다가 최근 히다카 선생님을 만나게 된 일화를 얘기합니다.
친구랑 함께 사람들 앞에서 즉석으로 그림을 그려보이는 작은 전시회를 열었는데, 히다카 선생님이 휠체어를 타고서 보러 와주셨다고요.
그런데 관객들도 많고 히다카 선생님도 보고계신단 생각때문에 긴장해 그림이 안 그려집니다. 그때 히다카 선생님이 손짓해서 선생님 옆으로 갔고, 귓속말로 무슨 말을 하시나 했더니
그려라
라고 했다며.. 울컥한 이마다의 말을 끝으로 술자리는 눈물 바다가 됩니다. 그리고 하야시는 이 만화를 끝맺으며 거듭 그때 죄송했다고, 그때 자신은 젊어서 자기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선생님께 사죄합니다.
만화가로 성공하는 건, 연재하는 건 나중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그때 선생님이 입시생들 봐달라는 부탁을 더 잘 들어드렸더라면, 선생님께서 그림 그릴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해드릴 수 있었을텐데..하고 아쉬워하죠.
그런 말을 해봤자
이미 소용없지요.
선생님, 저 최선을 다할게요.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그릴게요.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기 위해서 태어났으니까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모두
그러기 위해서 태어났으니까.
재능이 있건 없건
그럴 수밖에 없지요.
3. 후기
사실 이 만화는 미대생 팩폭짤로 유명한데요. 이 짤이 이 만화에서 나온 겁니다. ㅎㅎ 워낙 호평이 많아 제대로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는데..눈물이 콸콸콸. ㅠㅠㅠㅠ 오랜만에 만화를 보며 통곡했습니다.
사실 슬픈 영화나 만화를 봐도 속에서 울컥하고 눈물은 안 났는데, 이 만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히다카 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 그림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그리고 하야시가 하는 후회가 너무 공감이 되서 눈물이 계속 났어요.
정말..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미대생이라면, 그리고 꼭 미술 쪽 사람이 아니더라도 무언가에 내 인생을 온전히 바치고 싶다면 꼭 봐야할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강추해요. 손수건 준비는 필수 ㅠㅠㅠ
그리고 히가시무라 아키코 작가님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마치 리틀 포레스트같은 환경에서 이렇게 아이들을 생각해주는 선생님과 꽃도 심고 비파 열매도 따먹고 근처 바다에서 선생님이 갓 잡아온 다랑어 회도 먹고...
완전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수업도 받고 그런 은사님과 졸업해서도 계속 연을 이어나가고.. 문하생들과도 나눌 추억이 있고. 너무너무 부러웠습니다!
저도 지금 하는 일이 안정된다면 화실을 다니고 싶고,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같이 그림을 그리며 추억을 만들고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꼭 화실이 아니더라도 같이 뭔가를 하는 걸 해보고싶단 생각이 정말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강추하는 작품이에요..매우 웃기면서 슬퍼요.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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