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고 뜨겁게
고도비만에 히키코모리인 32세 여성. 하지만 인생에서 단 한번쯤은 이겨보고 싶다. 그래서 복싱을 시작했다.
1.정보
*감독, 주연배우 : 자링(贾玲)('가령'이라고 읽기도 함)
엔딩 크레딧을 보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인 실화가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는데 실화는 아니고, 일본 영화 '백엔의 사랑'을 리메이크한 중국 영화다. 이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배우 자링은 중국의 여성 코미디언으로, 이 영화를 위해 분장 없이 20kg을 증량했고, 또 실제로 6개월 만에 50kg을 감량해 큰 화제를 모았다.
2.줄거리
두러잉은 32세의 나이에도 별다른 직업 없이 본가에 얹혀사는 고도비만 히키코모리 백수다. 최근 이혼한 여동생도 어린 아들과 함께 본가에 살고있는데, 그러면서 둘은 사사건건 부딪힌다.
대놓고 할머니가 두러잉에게 물려주신 집을 자신의 아들의 학군 문제 때문에 자기 명의로 해달라는 두러잉의 여동생. 두러잉의 엄마도 이에 합세해 여동생이 전남편 도움도 못받고 안 됐다며 여동생으로 명의를 바꿔달라 부탁한다.
그러자 두러잉은 사실 여동생의 바람으로 이혼했으니, 여동생의 전남편이 여동생을 안 돕는 것도 어쩔 수 없지만 알겠다고 답한다. 그 말에 적반하장으로 빡친 여동생은 두러잉에게 달려들고, 둘은 피터지게 치고박고 싸운다-_-;
그 길로 집을 나와 독립한 두러잉. 하지만 두러잉에게 닥친 불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ㅠ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 단짝친구가 두러잉 뒤에서 바람을 피고 있었던 것! 심지어 그 둘은 두러잉에게 적반하장으로 자신들의 결혼식에 참석해달라고 빈다. 단짝인 니가 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우리를 뭘로 보겠냐며 ㅡ.ㅡ... 두러잉은 어이없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쩌다 알게 된 복싱 학원 트레이너와 만나게 되고, 그와 또 어쩌다 잠도 자게 되며 동거를 하게 된 두러잉. 그를 내조하며 복싱 선수가 꿈인 그를 응원하게 되는데.... 하지만 그는 3만 위안을 받는 대가로 출전하기로 한 시합을 포기하고 이를 이해못하는 두러잉과 싸우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한편 이렇게 맘이 약해진 두러잉에게 다가온 두러잉의 사촌동생. 그녀는 방송국 PD 인턴으로, 두러잉을 돕고 싶다며 자신이 맡은 히키코모리 구제&구직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라고 한 번 더 두러잉을 설득한다. 두러잉은 결국 이 방송프로그램에 나가게 되는데..
3.결말
방송국 PD 인턴인 사촌동생도 샹뇬이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 두러잉을 이용했던 것. 악의적으로 두러잉의 일상을 편집한 영상을 동의 없이 내보내 전국민에게 부모에게 막말하는 불효녀로 찍혀버린 두러잉.
심지어 두러잉이 기절한 것도 사촌동생이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그렇게 해달라 부탁한 거였다. 쓰러진 척 한 두러잉은 사촌동생이 마이크를 끈줄 착각하고, 다른 스태프에게 두러잉에 대해 업신여기는 말을 한 걸 연결된 이어폰을 통해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가족, 친구, 연인 모두 자신을 배신하고 함부로 대했다. 이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 두러잉은 자살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자살에 실패하고.. 바람에 복싱 학원 전단지가 날아온다. 그 전단지에 적힌 문구는,
"이겨본 적 있습니까?
단 한번이라도!"
그 말에 뭔가 깨달은 두러잉은 바로 복싱학원을 끊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오롯이 자신과 싸우며 살을 50kg 감량하며 환골탈태를 한다.
링에 오르고 싶어 서류도 내보지만 지금 두러잉의 조건으로는 부족해 번번이 실패하는데.. 그러다 기회가 온다. 원래 권투 시합에 나가려던 선수의 부상으로 두러잉이 출전할 기회가 찾아온 것! 두러잉은 복싱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드디어 꿈꾸던 링에 오르는데.
매섭게 몰아치는 상대의 주먹에 두러잉도 펀치를 날려보지만 역시 두러잉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지라 역부족이고.. 이만하면 됐다는 코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두러잉은 끝까지 싸움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결국 두러잉은 패배하고 만다.
어딘가 허탈하지만 그래도 후련한 이상한 감정을 느끼며 홀로 불꺼진 밤, 복싱장 밖을 나서는데 거기엔 복싱 선수라는 꿈을 포기하고 두러잉과 싸웠던 전남친이 있었다. 같이 황소개구리 먹으러 가지 않겠냐는 전남친. *황소개구리라니ㅋㅋㅋㅋ 여기서 중국을 느낌 하지만 두러잉은 황소개구리를 안 좋아한다며 거절한다.
그렇게 영화는 끝나며 엔딩 크레딧으로 감독이자 주연배우로 열연한 자링의 실제 복싱연습 장면과 환골탈태한 모습, 현재 근황들이 나온다.
4.후기
이 영화의 원작인 <백엔의 사랑>과 비교해봤을 때, <맵고 뜨겁게>가 더 코믹하고 대중적으로 그려졌다. 권투 장면이나 여주가 복싱을 하게 된 계기도 <맵고 뜨겁게>가 더 와닿게 풀어낸다. 그에 비해 <백엔의 사랑>은 약간 독립영화 느낌으로 담백한 편.
다만 영화가 2시간 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으로 중후반 늘어지며 지루한 부분이 있고, 나도 만년 다이어트가 목표인 사람으로서 감독이자 주연배우인 자링의 열연에 감동하기도 했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로 보자면 글쎄다싶다.
영화는 영화 자체로 말해야 가치가 있다 생각하는데, 엔딩 크레딧을 그렇게 해버리면... 감동적이긴 해도 아니 그래서 이게 뭐 감독의 자전적 실화라는 건지 뭔지..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이 살짝 헷갈릴만 함..
감독이자 주연배우인 자링의 열연과 이 영화에 대한 열정은 높이 사지만 영화적 완성도로 볼 땐 아쉬운 영화였다. 하지만 중국에선 대성공을 거두어 역대 중국 박스오피스 14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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